가을에 핀 야생화꽃 찾아 장고도
오늘의 트래킹 코스는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리 2번째 섬 장고도 다
섬의 지형이 장구처럼 생겼다 하여 장고도라 하며 섬은 기암괴석과 아름다운
백사 청송이 해안을 덮고 있다
행정구역으로 보면 보령시 오천면에 일부 섬이나 지형적으로 보면
태안군 고남면이 가까워 태안 해안 국립공원에 포함된 기구한 운명의 섬이다
장고도 선착장
삽시도 술뚱항에서 08시 20분 출항하여 약 20여 분 후 장고도 선착장 하선이다
예전에는 소형 여객선이 운항할 때 바다 수심이 얕다도 마을 앞 부두에 입항하였다
지금은 차도선이나 카페리호 대형 선박이 운항하다 보니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서
수심이 깊은 지역으로 이전하여 마을과 선착장 거리가 약 2.5~3km라
바닷가를 따라 한참을 걸어서 가야 한다
선착장에 하선하면 이곳에는 바다 체험 센터와 화장실. 식수대뿐이라
여기서 박지하기..
장고도 선착장에서 본 충남 태안군 고남면 안면도 일대
이곳 장고도 선착장에서 장고 마을까지는 바닷가를 따라 약 2.5km다
옛 장고도 항
장고도 마을 앞에 넓은 선착장이 있으나 일 년 중 사리 때만 차도선이 입항하고
나머지 세월은 고기잡이 어선 몇 척이 덩그러니 있을 뿐이다
세월 민초가 본 민초들의 삶 이야기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니 주로 어업을 하고 127가구에 237명이 거주하는 작은 섬이다
마을 길은 50년대 서울 미아리 고개 옛 산동네 아주 비좁은 미로의 길 같아서 놀랐다
뒷골목은 소형 자동차는커녕 리어카도 어렵고 두 명이 동시에 걷기도 어려워 보이며
얼마나 지그 자그로 길이 되어 있는지 앞사람이 4~5m만 가도 안 보일 정도다
옛날 파시 때 고기잡이 어선들이 수없이 머물고 번성하던 시절 급피지였던 가옥들 같다
지금까지 섬 여행 중 이런 애틋한 미로의 동네는 처음이라 과거로의 여행이 솔솔 하다
집 담장은 낮고 대문이 없으며 집들은 협소하나 깨끗하게 정리되어 인상적이었다
마을을 돌고 돌아 골목길에서 어르신 한 분을 만났는데 자꾸만 오래도록 이야기하는 게
낯선 사람이 그리워서 외로워서 아마도 그런 느낌이 든다
이곳에는 민박과 펜션 3~4. 식당과 슈퍼 1 식당집에서 여객선 매표소도 함께 한다
마을에서 초등학교 장교 분교 방향으로 가다 보면 삼거리이고
좌측 밤섬으로 진입하여 바닷가 해안선을 따라 둘레길이 시작된다
예쁜 안내 견을 만나다
오늘 말동무에 함께 동행하는 이는 쎄리( 청년시절 시골에서 키웠던 개 이름)다
마을을 걷던 중 쎄리가 반갑게 다가오며 오두방정 온갖 재롱을 떨며 주변을 맴돈다
모습을 보니 천방지축 온 마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떠돌이 개 같기도 하고
주인이 있는 듯하기도 한데 요 녀석이 계속 따라다닌다
이제는 마을을 벗어나 둘레길 산속으로 들어가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마을로 돌아가라고 해도 갈 생각은커녕 애교를 부리며 앞장을 선다
둘레길을 돌고 다시 마을로 오기에 할 수 없이 함께 가기로 했답니다
산을 오르다 보니 바닷가 낭떠러지가 계속 이어진다
둘레길을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하나 생각보다 산길은 잘 정리되었다
처음 보는 개인데 보면 볼수록 귀엽고 재롱둥이에 생각보다 헐 영리하고
쉬면서 비스케 과자와 물을 주니 먹기도 잘한다
시골 개라 덥수룩한 털에 아무 데나 다니다 보니 지저분하게 보이나
이발하고 가꾸면 어느 개보다 더 예쁠 것 같다
얼마나 영리한지 개 스스로 사람과 교분을 잘 컨트롤하며 주변을 서성인다
나와 거리는 발밑 옆이고 멀어야 50cm 거리를 유지하며 잠시 약 10m 정도까지
가기도 하지만. 금세 돌아와 함께 가는 게 대견스럽다
그러니까 함께 걷다가 약 10m 정도를 먼저 가서 정찰하고 돌아와
다시 갔다 온 자리까지 함께 가고 그 지점에서 다시 가고 오고를 계속 반복한다
개가 사람을 보호하는,,
개 스스로 본능적인지 아니면 잘 훈련된 개라고 생각된다
이제는 가을도 가고 겨울의 초입인데
장고도에는 생각하지도 안 했던 야생화가 많이도 꽃을 피우고 있었다
송림 숲속 사이로 본 돛단여
이 일대는 암반석으로 된 해변인데 돛단여 작은 돌 위에 모래탑이 있다는 게
자연의 신비로운 조화를 본다
둘레길 마지막 지점에서 계단으로 내려가 바닷가로 진입하여,,
삽시도와 장고도 사이의 돛단여 일대는 수십 척의 고기잡이 배가 조업 중이다
기암괴석 절벽 아래,,
몽돌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이제는 바닷가에서 다시 마을로 가는 길에
청룡 초등학교 장고 분교장을 지난다
학교 교문 앞에는 수십 년 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학교의 보호 신 같다
장고도 마을에 있는 유일한 논이다
염전과 마을을 지나 이제는 장고도를 떠날 시간이다
마을과 해안선 둘레길을 돌고 가는 길에 당너머 해수욕장을 들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닷가에는 나무 한 그루도 없고 뒤에는 콘크리트 옹벽만 있다
장고도에는 해수욕장이 두 곳이 있는데 또 하나는 명장섬 해수욕장이다
당너머 해수욕장을 지나 선착장으로 가다 보면 바닷가에 운동기구가 있고
좌측으로 송림 숲속 도로가 있는데 약 20분 거리에 해수욕장이 있다
그곳을 백사 청송이라 부른다
세리는 이별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도 계속 따라다닌다
이제는 정들었던 쎄리 너와의 즐거운 4시간을 추억으로 담고 헤어져야 한다
여기서 선착장까지는 약 2km 마을도 없고 바닷가와 산뿐인데 계속 따라오면
떠돌이 들개가 될 수도 있어 매정하지만 확실히 따라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오지 말라면 눈치 보며 있다가 따라오고를 반복하여 아주 강하게 가라고 했더니,,
미생의 동물이지만 헤어지기 싫어 슬픈 표정으로 머리를 숙이고 있는 게 안 따갑다
이 녀석과 정이 들어서인지 이 글을 쓰면서도 보고 싶다
이번에는 오천면 삽시도리 3번째 섬 장고도에서 고대도로 건너가며,,
13시 40분 장고도 선착장에서 고대도 가는 차도선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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