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갓집 가는 날
꽃가마 타고 시집 오든 길은 영원한 아름다운 길이여라 !
내가 아주 어린시절 코 흘리게 때
색동옷 입고 따뜻한 그녀의 손을 잡고 따라 가는 길은 외갓집 가든 날
낙엽이 물든 예쁜길을 걸어서
외갓집가는 몇십리 비단길은 즐겁고 행복한 영원의 추억 동행 길이며
한 폭의 그림보다 아름답구나
앞서거니 뒷서거니 종종걸음 흙 길에서
저 높고 큰 재밋산 아래 맑은 물 파란 호수가를 지나며
그녀가 부르는 한맺힌 목소리 애달픈 노래가락은 서글픈 시집살이 울분일까
꽃가마타고 오든 그 길을 돌아서 오면
세월이 가는 것인지 인생이 가는 것인지
배 않에 열달 아이도 낳고
콩밭메며 벼 이삭 주어서 보리밥 한 그릇에 썩어 먹어도
달빛 아래 배틀타고 콧노래 부르니 깊은 밤 별들을 세여보며
그녀는 여자의 일생을 노래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에는 머리에 하얀 손수건쓰고
이 밭에서 저밭 이 논에서 저논으로 일하는 시집살이가 때로는 피곤하고 고달픈 시간이지만
오곡이 익어가는 풍성한 이 가을
추수에 손길은 만종을 꿈꾸는 그녀의 소박한 기쁨과 함께 할 것이다
그러나 농부의 아낙네는 늙은 얼굴로 주름진 미소를 이쁘게 머금고
삶에 운명의 길을 따라서 하늘로 가니 추수의 만종은 누가 할 것인지 모른다
그대여 !
아름다운 하늘은 높고 푸른데
이 가을의 슬픔 눈물이 그 날이라면 나는 오늘을 원망할 것이고
그녀와 함께하는 평생의 여로는 가슴속에 슬픔을 않고 묵묵히 답하지 못 한다
그 녀는 꽃가마타고 시집 오든 그 길을
다시는 뒤돌아가지 못하고
슬픈 가을에 떠나 보내는 님
삼베옷에 빨간 덮신 신고 예쁘게 얼굴 화장하니
꽃가마 상여타고 영원한 안식처 아름다운 생의 길을 따라서 하늘로 갔다
혹시나 그녀가 꽃가마타고 시집 오든 그 길을 저 멀리 걸어서 오면
코 흘리게 어린시절 색동옷 입고 외갓집가는 길을 달려 가련다
어머님과 함께 한 시간들 속에서
ㅡ 세월 민초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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