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진부령 백두대간 완주

11,05,27 백두15소구간 추풍령-용문산-큰재

세월민초 2011. 5. 28. 21:54

 

                                     나 홀로 떠나는 백두대간 이야기

              

                                      2011,05,27 금요일 / 15구간; 추풍령-용문산-큰 재

 

 

이슬비에 젖어 아카시아꽃 내음에 젖어

용  문  산

 

오늘은 구름도 쉬어 가고 바람도 쉬어 가는 추풍령 고갯길을 갑니다

이번에는 2박 3일로 강행군하면 아마도 속리산 초입에 도착할 것 같다

 

서울에서 시내버스 04시 15분 첫차를 타고 4~5 정류장을 가니 벌써 버스는 만원이고

이분들이 있기에 새벽의 아침이 있고 동녘의 떠오른 태양은 더 밝아 보인다

무순 일을 하든 참 열심히 일하시며 궂건이 살아가시는 분들이다

 

서울역 첫 열차 05시 15분 마산행 KTX를 타고 대전에 가면 부산행 06시 25분 무궁화 열차가

추풍령역에서 정차한다 ( 추풍령역은 작은 역이라 KTX가 정차 안 함 )

 

이슬비가 내리는 추풍령역에서 걸어 대간 접속구간 가는 길에 농협 옆 식당에서 청국장 한 그릇을

먹고 밥 한 공기를 추가하니 한 그릇을 가져오며

아줌마 왈 ~~ 여기서 먹을 거요 가져갈 거요,  가져가요

쉿 돌아서 가져온 밥을 다시 가져가고 이번에는 두 그릇을 가져오면서 산행도 여자하고

둘이서 다니면 보기도 좋으련만 중얼 ~~ 하며 밥값은 공짜요 ㅎㅎ

 

아줌마도 등산을 좋아하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단다 하며 푸념이다

아침부터 웃고 가니 오늘은 좋은 일이 이겠지,, 

 

1일 차 큰 재 20km, 2일 차 신의터재 25km, 3일 차 비재 25km를 강행군하면

다음 대간 구간은 속리산을 넘어 중부권에 이르고 동쪽으로 서서히 진입하여 백두대간 중간 지점으로 간다

 

     산행 일지 ; 접속 1,2km 대간 20km 도상거리 21,2 km  산행시간 08시간 30분  날씨 가랑비 흐림  온도 18  

                       

   추풍령 - 502봉 - 사기점 고개 - 작점 고개 - 용문산 710m - 국수봉 793m - 큰 재

 

         교 통 편 ; 갈 때 , 서울역( KTX) 05,15 - 대전역 06,10 - 대전역 환승(무궁화) 06,25 - 추풍령역 07,15

                                   

  올 때 , 큰 재 (복사 화물차) - 김천역(무궁화) 19,13 - 서울역 22,23

 

 

 

 

서울역 - 마산역  KTX ( 대전역 하차 ) - 추풍령역 무궁화호

 

 

 

15구간 금산 들머리

 

카리브 모텔 앞을 지나 작은 마을 길을 따라가면 마지막 집 비닐하우스와 분뇨가 쌓여 있는데

거기서는 등산 안내도가 잘 안 보이고 조금 올라오면 진입로가 보인다

 

백두대간 마루금 종주하는 산악회나 몇 명이 모여 다니는데 전국 등산객 인원 중 극히 소수다

그러다 보니 종주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1~2개월이고 아니 몇 개월이 되어도 사람들 흔적이 없으니

무성한 잡풀이 자라 진입로 찾기가 힘들다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

 

추풍령을 기점으로 서쪽은 충청북도 영동군 추풍령면이고 동쪽은 경상북도 김천시 봉산면이다

백두대간 마루금이 지나가는 능선으로 도 경계선이 나누어져 있어 전도 표기를 보면 대충 직선이 아니고

 

어느 지역은 충청북도 영동군 추풍령면 지역인데 경상북도 김천시가 약 2~3km 깊숙이 들어갔고

또 어느 지역은 영동군 추풍령면이 김천시로 약 2~3km가 들어가 있어 두 지역 편차는 약 4~6km 다

 

꼭 어린아이들 땅 타 먹기 놀이하는 것 같고

산세에 따라 전 지역이 용이 몸부림치듯 갈지자 지형으로 되어있으니 산행길도 정신이 없다

 

 

 

 

추풍령면과 금산 해발 384m

 

내가 서 있는 곳은 경북 김천시와 충북 영동군 도 경계선이고 아래는 영동군 추풍령면이다

 

 

 

길 찾기

 

해발 436m 봉을 지나면 사기점 고개고 다시 산속으로 가지만

등산객이 한동안 안 다녀서 진입로가 숲으로 막혔다

 

 

 

 

안개비에 가려진 묘함산 해발 733m 넘어서,,

 

 

묘항산에서 하산하여

2번째 도로를 만나면 다시 나지막한 산속과 임도를 따라 번갈아 가니 신애원 농장 부근까지 오고

 

 

 

 

길 찾기

 

 삼거리에서 우측은 황금골이요 좌측 직선은 동네 길이며 

대간 진입로 표기 지점에서 다시 능선으로 오른다

 

 

 

 

길 찾기

 

능선을 올라갔다 내려오면

삼거리 좌측에 농로가 있고 바로 위로 밀밭이 있는데 길이 없다. 알아서 올라가세요

 

 

 

 

산속을 지나오면 신애원인가 이런 건물이 우측에 보이고

 

 

 

들머리 추풍령에서 작점 고개까지 9km ( 약 20리)는 이정표가 없으니 알바에 주의하세요

 

 

 

작전 고개

 

우측 작은 비탈산 길이 추풍령-사기점 고개-작점 고개 9km의 대간 길을 진행하였고

말 조형물이 있는 좌측이 작점 고개-용문산-큰 재 11km의 대간 구간이 남았다

 

 

 

 

메아리치는 여인의 한 맺힌 목소리,,

 

작점 고개를 지나 오후 1시 30분경 갈현 갈림길 부근에서 점심을 먹는데 무슨 소리가 메아리친다

어 ~엉  어 ~엉 ~~~

 

그 목소리는 안개비 속에 사무쳐 한 맺힌 여인의 삶 울분일까?

약 20분 동안 끝없이 들린다

 

점심을 먹고 산을 오르니 능선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운 막이 있고 그 소리의 주인공을 만난다

그 여인은 50대 중년이며 얼굴은 하얀 피부에 예쁘고 부잣집 맏며느리 풍채에 키도 크며 건강하게 보인다

옷은 두꺼운 겨울 토퍼에 한 손에 나무 지팡이를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니 ~~ 비가 내리는데 산에 가시네요, 얼굴을 보니 마음이 좋은 분 같아요

왜 이곳에 혼자 계시나요? ~~ 말할 수는 없지만 사연이 있었어요. 웃으며 친절한 목소리로

                      잠시 쉬었다 가세요. 순간 묘한 느낌이 든다

 

지금 내가 전설의 고향에 등장한 인물인가? 

 

그동안 얼마나 사람이 그립고 외로웠으면 낯선 남정네에게 말동무하자는 걸 보면 오랜 기간 있었나보다

이 여인과 여겨서 한 많은 사연을 이야기하면 오늘 밤은 움막에서 함께 지새워야 할 것 같다

 

당일 서울에서 경상북도 김천시까지 내려왔으며 산행길도 멀어 조금만 지체하면 밤에 하산해야 하고

숙박하려면 큰 도시까지 가야 하니 쿨 택시를 불러야 한다

 

짧은 인사를 하고 헤어져  산을 오르니 더욱더 그 여인에 대하여 무슨 사연이 있을까?

오늘 밤 차라리 함께 만리장성이나 쌓을 걸,, ㅎ

 

 

 

 

그 여인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

 

안개비 속에 시야가 20m도 안 되는데 몇 계단을 오르는 순간 갑자기 체력 저하다

이렇게 순간적으로 온몸이 맥이 풀리는 건 난생처음이라 이상한 느낌이 든다

 

혹시 얼마 전 만났던 그 여인이 나에게 체면 술을 했나

왜 낭군님은 이 여인의 마음도 모르고 가셨나요?

 

그래요

당신의 마음도 모르고 가시는 임은 십 리도 못가 발병이 납니다

제가 죽일 놈이지요 ㅋ

 

잠시 쉬는데 아카시아꽃 내음이 나그네 마음을 흔든다

내 배낭 속에는 2일간의 식량 6인분 쌀과 반찬이 있었다

반절 정도를 주고 쌀과 부식을 사라고 몇 푼 돈이라도 주고 왔어야 하는데

그때는 귀신에게 홀린 듯 아무 생각이 없었으나 지금 생각할수록 후회가 된다

 

다시 그 여인에게 돌아가기에는 약 2km 거리를 왔고 간다면 왕복 4km 거리에

산속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며 또 나머지 가야 할 길도 멀다

 

괜히 마음이 울적하고 뭔가 아쉬움만 남으니 오늘 그 여인을 만나지 않았어야 했는데,,

 

 

 

 

용문산 해발 710m

작점 고개 4,1km 국수봉 2,3km 지점 용문산 정상 

 

 

 

이곳이 경상북도 김천시와 상주시 경계 지점이다

 

 

 

꽃은 예쁘게 피었으나 보는 사람이 없으니 어떻게 하니,,

 

 

 

얄미운 이슬비는 계속 내리고

 

 

 

국수봉 해발 763m

 

경상북도 김천시를 지나 1km가량 가면 충청북도 영동군과 경상북도 상주시가 만나고

1km 차이로 아쉽게도 삼도봉이 없다

 

이제는 충청북도 영동군과 경상북도 김천시를 지났고 상주시에 진입하였으니 계속 북진하면 속리산 초입에 이른다

 

 

 

 

국수봉 3km 큰 재 50m 지점이고

 

 

 

큰재 날머리

 

백두대간 숲 생태원 (경상북도 상주시 공성면 우화리)

 

오늘은 도상거리, 약 22km 산행, 08시간 30분 날씨, 가랑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좋은 날 자연 속의 단편 영화

 

국수봉에서 하산하는 도중 전화벨 소리다 , 여러 번 폰 연락을 했다는데 이제 통화를 한다

1일 차 종주를 하고 2~3일 차 대간을 중단 일 때문에 서울로 상경해야 하는데

다음 대간 구간 때 이곳에 올 때가 걱정이다

시내버스가 운행을 안 하는 지역이란다

 

 이틀간의 먹을 비상식량도 그대로 배낭 속에 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얼마 전에 만났던 그 여인에게 다 주고 왔을 걸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세상 이치다

 

현재도 산악 지형에 따라서 아직은 핸드폰이 먹통 지역이 많아

위급한 사항이나 다리 관절 부상으로 움직이지 못할 때 연락할 수가 없고

백두대간 길은 일반 등산객이 다니는 산행길이 아니다 보니 종주하는 사람이 오지 않으면

며칠이나 몇 달이 지나도 구조가 안 된다

 

그래서 혼자서 백두대간 종주하는 산꾼들은 목숨을 걸고 위험한 산길을 타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아주 극소수고 지금까지는 혼자서 종주하는 산꾼은 만나지 못했고

나 홀로 산꾼들에게는 항상 위험을 감지해야 하니 이것이 제일 큰 고민거리다

 

이곳에서는 황간군이나 상주시 아니면 김천시 방향 아무 데나 고속버스가 연결되는 곳이면 된다

지방 도로 지나가는 차량들에게 손을 흔들어 도움을 청해도 무심하게 다 지나간다

 

그리고 약 30여 분 후 복사 화물차가 오고 이 차에 오르면서부터 단편 영화 속의 그분들을 만난다

아저씨는 구겨진 모자를 삐딱하게 돌려졌으며 얼굴은 희극배우처럼 보기만 해도 웃겨 보이고

아줌마는 몸 베옷에 화장만 하면 폼 파 굿판에서 한판 잘 어울리는 폼이다

 

그러니까 외국에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

 

낡은 자동차는 지붕도 없으며 찌그러지고 넓은 대평원을 달리며 장난기와 풍요로운 여유 속에서

다정한 부부가 여행하는 아름다운 장면들을 작은 화물차 공간 속에서 보는 듯하다

 

아저씨는 운전하면서도 연신 밖을 구경한다고 얼굴을 좌우로 번갈아 1~2초 단위로 돌리며

구슬픈 노랫가락에 취해서 앞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핸들도 덩달아 춤추며 지그자그,, 자동차 차체도 정신없이 흔들어 대며

그래도 가기는 잘도 간다

 

이렇게 가도 생명에 이상이 없이 살아서 목적지 김천시까지 갈 수는 있는 건지?

생사를 가름할 정도인데 그래도 얼마나 웃음이 나오는지 정말 웃겨서ㅋㅋ

 

이런 일들은 말하고 싶지 않지만,,

 

 아줌마는 몸 베옷에 검정 고무신을 신었고 의자에 있는 고사리와 곰취나물 위에 털썩 앉아

양손을 앞 유리 쪽 그린을 잡고 목을 쭉 빼고 앞만 본다

그러고 보니 나도 나물 위에 앉아 있다 ㅎ

 

운전하는 아저씨는 구경한다고 좌우 차장 밖을 보고 조수 겸 마누라는 앞만 보고

이제는 비도 그치고 날씨는 맑은데 유리창 윈드 그라스는 삐그덕거리며 온 힘을 다하여 돌고 있다

현대식 자율 자동차인가, 이런 차는 난생처음 타 본다 

아이고 ,,, 어지러워! 그래도 즐거운 여정이요 추억이었다

 

그들은 옷맵시와 사회 격식과는 거리가 멀고도 먼 이방인이며 소박하고 정겨운 그들의 대화가 너무나 달콤하다

마누라 ,,, 이번에 마늘 몇 접가지고 팔면서 강원도 유람이라 갈까?

그렇게 하시구려 여 붕! 부부는 천생연분이었다

장사도 하면서 전국을 유람하는 즐거운 부부며 고향은 영동군이요 나물을 캐고 자택인 구미시로 가는 중이다

 

한참을 돌고 돌아 김천시 버스터미널까지 몇십 km 먼 길을 고맙게 태워주시어

식사비로 이만 원을 드리니 사양하신다

 

그분들의 계속된 안전 운전과 항상 건강을 바랍니다 .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