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9.04.20 낚시 인생 10년 뜬구름 10년

세월민초 2019. 4. 22. 20:32




낚시 인생 10년 뜬구름 10년


마장 호수가 건설되고 담수하기 전

 모 방송국에서 필요 이상으로 큰 댐을 건설했다고 비난성 뉴스가 나왔다

나는 그때 크든 말든 관심이 없었고 그저 낚시만 잘 되면 그만 이었다


뉴스에 파주시라고 하여 무작정 서울에서 차를 몰고 북쪽 광탄면에 도착하여 낚시점에 물어보니

북쪽이 아니고 남쪽 장흥 뒤편 기산 저수지 아래란다

차를 돌려 서울 방향으로 다시 내려오다 마장 저수지에 도착하니 아주 큰 댐이 있어 놀랐다


아직 담수 전이라 댐 안에는 동네 골락 물정도 있는데 낚시꾼 수십명이 삼매경에 빠져 있어 낚시도 꼬질 자리도 없다

살림망이나 구경하자니 한 사람이 팔뚝만 한 백련어라고 처음 보는 물고기를 잡았다

그 시절에 난 미치광이 낚시꾼이었고 꾼이 이렇게 큰 놈을 보였으니 손이 간질간질한데,,


이곳은 안 질 자리가 없어 댐 상류 산막골 아래 겨우 물이 흐르는 곳으로 가니

한 사람이 낚시하는데 수심은 손 한 뼘 약 20cm로 찌가 간신이 슬 정도

그런데 살림망을 보니 이게 뭐야, 붕어 20cm~25cm급에 5마리가 아주 힘이 세게 보인다

몇 년 간 물고기를 잘 잡았다가 3~4년 전부터 조황이 안 좋아 서서히 낚시에 흥미를 잊어가던 때다

놀랍고 너무 황당해서 그날은 구경만 하다 돌아왔다


그때는 직장을 다니다 보니 토요일 오후가 기다려지고 붕어가 눈앞에서 어른거려서,, ㅎ

일주일이 넘 길고 길었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그 시절에는  화천댐, 소양댐, 충주호 등 전국 바다 호수 수로 할 것 없이 낚시터는 다 누비고 다녔고

밤낚시 매력에 빠져 헤어나질 못했답니다

또 직장 동료들과 소양호 밤낚시 갔다 모터보드가 충돌하여 물귀신 될 위험한 일부터 수많은 애환도 있지만,,


드디어 토요일 오후 밤낚시 준비를 하고 석양 노을 지는 마장 호수 상류에 도착

일주일 전 한 사람이 했던 곳에서 나 혼자 낚시를 던졌다

주변은 아무도 없고 넓은 호수 바닥에도 서서히 밤은 깊어가는데

 파란 찌가 약간씩 움직인다 ㅋ

 가슴이 출렁거리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늘 높이 옥찌가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이 순간이 밤낚시의 최대 매력이다


아~~니 금세 찌가 발라당 엎어졌다, 수심이 아주 낮아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힘차게 낚싯대를 올렸다,, 그런데 이게 뭐야 ㅎㅎㅎ

넘 큰 놈이라 안 나오고 몸부림친다. 부근은 전부 메마른 나뭇가지라 잘 못 하면 꽝이다

겨우 끌어내니 월척급이다. 와~~~ 이런 곳에서 이렇게 큰 놈이 있다니,,


댐 물고기보다 힘이 얼마나 센지, 그날 밤 20cm 이상 20여 마리 정도 대박

아마도 상류 기산 저수지에서 폭우 때 떠내려 온 물고기가 오랜 기간 컨나 보다

그로부터 시간만 있으면 밤낚시 출조를 했고 얼마 후 비가 와서 수심이 좀 높아졌는데

컴컴한 새벽에  난생처음보는 1m급 이상 잉어인지 초어인지 잘 걸어오다 발밑에서 낚싯줄이 떠졌다

낚싯줄은 붕어 줄이라 큰 고기를 잡을 수 없답니다

아-이-고, 낚시꾼만이 알 수 있는 심정, 그 생각에 미쳐서 여러 차례 출조했으나,,


마장 호수가 댐 담수를 시작하고 다음 해 여름 폭우가 내려서 가보니 

 흙탕물에 공사 중 잘린 나뭇가지와 팔뚝만 한 백련어 100여 마리 이상이 하얀 게 누워 이곳저곳 골짜기에 있었다

 호수에 산소가 부족하여 물고기들이 떼 죽음을 당했나 보다


그리고 이곳 마장 호수에서 낚시 인생 10년을 미련 없이 낚싯대를 접었습니다

강태공은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세월을 낚는다고 했으니,, 벌써 약 1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아직도 바다나 호수나 낚시에 흥미를 잃었지만 또 언젠가는 그런 날로 돌아가겠지요

혹여나 어느날 갈까바 낚시대는 고이 모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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